
지난주 금요일에 인천 구월동 쪽에서 갑자기 시간이 붕 뜨게 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느긋하게 카페에 앉아 노트북으로 할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친구들이랑 급하게 약속이 잡히는 바람에 짐은 짐대로 많고 몸은 너무 피곤해진 상태였다. 처음에는 근처 PC방이라도 가서 시간을 때울까 싶었는데, 짐 가방을 끌고 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다. 결국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 띄는 게 온통 모텔 간판뿐이었다. 구월동 번화가는 진짜 모텔이 많더라.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그냥 눈앞에 보이는 외관이 그나마 깔끔해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대실 비용이랑 시간 계산하다가 현타
들어가서 물어보니 대실 비용은 3시간 기준 3만 원이었다. 비싼 건지 싼 건지 감이 안 왔다. 요즘 찜질방도 예전 같지 않고 숙박 시설이 워낙 비싸지니 이 정도면 그냥 쉴 공간 비용으로는 적당한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3시간에 3만 원을 태우는 게 맞나 싶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사실 펜션이나 호텔 예약하는 건 너무 거창하고, 여행 갈 때나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결국 몸이 너무 지쳐서 그냥 결제하고 올라갔는데, 방에 들어가서 커튼을 치고 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방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퀴퀴한 냄새도 안 났다. 그 점은 다행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기보다는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자꾸 들었다.
모텔 방 안에서 느낀 묘한 불편함
침대에 누우니 침구는 깨끗했는데 방 벽지나 조명 같은 것들이 어딘가 투박했다. 예전에 여행 갈 때 친구들이랑 펜션 예약하느라 며칠씩 검색하고 머리 아파했던 기억이 났다. 그땐 그래도 놀러 가는 거니까 설렘이라도 있었지, 여기는 그냥 내가 필요에 의해서 들어온 공간인데도 뭔가 낯설고 불편했다. TV에서는 뉴스 소리가 들리는데 괜히 이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뉴스 사건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썩 편하지 않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복잡한 구월동 밤거리 소음이 벽을 타고 넘어오는데, 그냥 밖에 있을 걸 그랬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시설의 차이와 선택의 한계
요즘은 PC텔이나 노래방 시설이 갖춰진 곳도 많다고 해서 혹시나 구경 좀 해볼까 했는데, 내가 들어온 방은 딱 그냥 잠만 자는 구조였다. 사실 대실이라는 게 3시간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막상 들어가서 씻고 짐 정리하고 나니 남은 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되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어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2시간 만에 나왔다. 근처에 더 저렴한 곳도 있었을 테고, 아니면 그냥 조금 더 버티고 집에 갔어도 됐을 텐데. 내가 선택한 이 공간이 최선이었는지 확신이 안 서는 채로 급하게 짐을 챙겨 나왔다.
아직도 남은 의문점
숙소라는 게 잠을 자는 목적이 가장 크긴 하지만, 이렇게 일상 속에서 급하게 찾게 되는 모텔은 참 애매한 공간이다. 누군가는 여행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누군가는 나처럼 잠시 쉬어가는 용도로 쓰겠지. 나가는 길에 프런트에 계신 분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괜히 머쓱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나왔다. 다음에는 이런 상황이 생기면 굳이 모텔을 찾기보다 차라리 24시간 카페를 찾거나 더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아예 계획을 확실하게 잡아서 펜션처럼 아늑한 곳을 제대로 찾아보거나. 이번 경험은 왠지 모르게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게 다 피곤해서 그랬던 거겠지.
밤 소리 들으면서 뉴스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으셨겠네요. 24시간 카페나 집으로 가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모텔에 들어가니 씻는 것 자체가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특히 대실 비용 생각하면 더 그랬을 것 같네요.
구월동 모텔들 진짜 많네요. 저도 급하게 숙소 찾는 경험 비슷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비슷한 고민 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