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파티룸에서 여섯 명이 부대끼며 깨달은 것들

좁은 파티룸에서 여섯 명이 부대끼며 깨달은 것들

지난주 금요일, 정자역 근처에 있는 작은 파티룸을 하나 빌렸다. 연말이 다가오니까 다들 얼굴 한번 보자며 시작된 약속이었는데, 막상 식당을 예약하려니 너무 시끄러울 것 같고 대화도 안 들릴 것 같아서 그냥 우리끼리 오붓하게 모일 공간을 찾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시간당 3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곳들이 꽤 많더라. 주말에는 가격이 1.5배 가까이 뛰길래 조금 눈치를 보다가 평일 저녁 시간을 골랐는데, 이게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아서 처음엔 당황했다.

음식 준비와 케이터링의 딜레마

처음에는 인근 정자역 맛집에서 배달을 여러 군데 시켜서 깔끔하게 차려놓고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예약한 파티룸에 도착해보니 테이블이 생각보다 훨씬 아담했다. 6명이 앉으면 꽉 차는 구조였는데, 배달 음식을 다 올려놓으니 정작 우리가 먹을 앞접시 놓을 자리도 없더라. 블라썸테이블 같은 곳에 케이터링을 맡길까도 고민했지만, 우리끼리 그냥 편하게 먹자는 생각에 배달을 고집했던 게 조금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포장 용기를 일일이 뜯고 배치하는 것도 일이었고, 좁은 공간에서 기름진 냄새가 잘 안 빠져서 결국 창문을 열어두고 꽤 오들오들 떨면서 음식을 먹었다.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깔끔하게 차려진 곳을 예약했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생각보다 불편했던 환기와 주차 문제

우리가 예약한 곳은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서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10분 정도 걸어와야 했다. 짐이 많았는데 그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이미 모임 시작 전부터 진을 다 빼놓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파티룸 자체가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환기가 정말 안 됐다. 처음에는 난방이 너무 세서 더웠는데, 나중에는 음식 냄새가 섞이면서 공기가 답답해졌다. 공기청정기가 구석에 있긴 했는데 제대로 작동하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효과가 없었다. 소요한남 같은 고급 레지던스에 들어가는 멤버십 라운지나 파티룸은 서비스가 체계적이라 이런 불편함이 덜하려나 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이용한 곳은 그냥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작은 공간이라 그런지 사소한 부분에서 불편함이 계속 쌓였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

공간은 인스타그램 사진에서 봤을 때는 엄청 넓고 화려해 보였는데, 막상 실제로 가보니 조명발이 반이었다. 우리가 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한 명은 구석에 찌그러져서 카메라를 들어야 할 정도로 좁았다. 그래도 뭐,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불평보다는 웃고 떠드는 데 집중하긴 했다. 사실 100일 잔치나 소규모 돌잔치를 여기서 하면 예쁘게 나오긴 하겠다 싶었다. 딱 그 정도의 용도였달까. 친구들끼리 송년회를 하거나 왁자지껄하게 놀기에는 방음도 약간 신경 쓰였다.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웅웅대며 넘어오는 게 느껴져서 우리도 너무 크게 웃지 말자며 서로 주의를 줬던 기억이 난다.

다시 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할까

결국 모임이 끝나고 쓰레기를 다 분리수거해서 1층으로 내려놓는데, 땀이 뻘뻘 났다. 숙박이 가능한 펜션이나 글램핑장처럼 모든 걸 갖춰놓은 곳과는 확실히 달랐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 노동력을 우리가 다 제공하는 느낌이랄까. 다음번에는 무조건 주차 편하고, 정리 서비스까지 포함된 곳을 찾거나, 아니면 차라리 식당을 예약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니면 아예 음식을 다 준비해 오는 것보다 조리된 완제품보다는 간단한 밀키트 위주로 챙겨서 공간을 덜 복잡하게 만드는 게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남는 아쉬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들 ‘다음에 또 모이자’고 말은 했지만, 과연 이 장소를 다시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공간은 예뻤지만, 그 예쁨을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어쩌면 파티룸이라는 게 사람을 모으는 목적에는 충실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소소한 피로감은 온전히 이용자의 몫이라는 게 참 묘한 부분이다. 누군가는 이런 불편함도 파티의 일부분이라고 하겠지만, 30대가 되고 나니 이제는 이런 좁은 공간에서의 부대낌이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어쨌든 이번 모임은 무사히 끝났으니 그걸로 된 걸까, 아니면 우리가 장소 선정을 잘못한 걸까. 지금도 그 부분이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