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촌호수 근처 복잡한 진입로와 주차장 입구 찾기
주말에 잠실 쪽은 차를 가지고 갈 곳이 못 된다는 걸 알면서도, 짐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갔다. 잠실역 2번 출구 쪽 교차로는 주말 오후만 되면 롯데월드몰로 들어가려는 차들과 얽혀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주차장 입구를 찾는 것도 처음에는 꽤 헤맸다. 오피스텔 진입로랑 호텔 주차장 입구가 나란히 붙어 있는 바람에 좁은 골목에서 엉뚱한 곳으로 들어갈 뻔했다. 뒤에서 경적 소리를 들으며 겨우 차를 돌려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조수석에 앉은 여자친구의 표정이 조금 굳어 있었다. 주차 공간 자체는 지하로 내려가면 자리가 있긴 했지만 통로가 좁아서 초보 운전자라면 꽤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예약 정보 확인과 생각보다 길었던 로비 대기 시간
체크인을 하려면 1층이 아니라 6층 로비로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내리자마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토요일 오후 2시 50분쯤이었는데, 이미 대기 등록을 하려는 사람들로 로비가 꽉 차 있었다. 태블릿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앞에 대기팀만 30팀이 넘게 밀려 있었다. 결국 체크인 키를 받기까지 로비 구석에 서서 45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1박에 40만 원대 후반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고 온 호캉스였는데, 시작부터 기차역 대합실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기운이 빠졌다. 로비 통유리창 너머로 석촌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긴 했지만, 다리가 아프니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직원들은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지만 밀려드는 사람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명동이나 남산 쪽 5성급 호텔들과 확연히 달랐던 객실 인테리어
겨우 방 안내를 받고 올라가 문을 열었다. 객실 내부는 확실히 예전에 갔던 명동 쪽의 무겁고 클래식한 5성급 호텔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명동 호텔들이 주로 짙은 브라운 톤의 차분한 느낌이라면, 여기는 파란색과 금색이 섞인 화려한 프랑스식 인테리어였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막상 짐을 풀고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실용적인 면에서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세면대 거울은 둥근 형태라 화장품을 올려둘 공간이 생각보다 좁았고, 침대 양옆에 있는 조명 스위치는 직관적이지 않아서 불 하나를 끄려고 이것저것 다 눌러보며 한참을 헤매야 했다. 프론트에 전화를 걸었을 때 들려오는 프랑스어식 인사말도 송파구 한복판에서 들으니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낯간지러웠다.
시간제한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졌던 수영장 이용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체크인할 때 미리 모바일로 예약 시스템에 들어가 시간대를 선택해야 했다. 우리가 선택한 시간은 80분 제한이 있는 타임이었는데, 객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가운을 걸친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물속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수영장 라인 하나는 회원 전용으로 비어 있었고, 나머지 공간에 투숙객들이 몰려 있었다. 롯데타워가 정면으로 보이는 뷰는 멋졌지만, 다들 물속에 서서 사진을 찍느라 바빠서 제대로 수영을 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몇 번 물장구를 치다가 다른 사람들의 카메라 앵글에 걸릴까 봐 눈치가 보여서 금방 물 밖으로 나와 베드에 앉아 있어야 했다. 시간에 쫓기듯 물기를 닦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는데, 여유를 즐기러 온 건지 타임어택 미션을 하러 온 건지 혼란스러웠다.
늦은 저녁 배달 음식 수령을 위해 1층까지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
저녁은 굳이 비싼 호텔 다이닝을 이용하기보다 방에서 편하게 배달 음식을 시켜 먹기로 했다. 요즘 대부분의 호텔이 그렇듯 여기도 배달 기사님이 객실까지 올라올 수 없어서, 음식을 받으려면 1층에 마련된 딜리버리 존까지 직접 내려가야 했다. 그런데 객실 층에서 로비 층으로 내려간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1층으로 내려가야 하는 동선이 꽤나 번거로웠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엘리베이터마다 사람이 가득 차서 매 층마다 서는 바람에 음식을 가지러 내려갔다 오는 데만 15분이 넘게 걸렸다. 로비에서 한 번 갈아타는 그 짧은 과정이 귀찮아서 다음에는 그냥 룸서비스를 시키거나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받아온 피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대기하는 동안 이미 조금 식어 있었다.
체크아웃 후에도 남아있는 묘한 피로감과 아쉬움
다음 날 아침 조식은 줄 서서 먹기 싫어서 과감히 패스하고 조금 더 늦잠을 잤다. 11시 체크아웃 시간 맞춰 체크아웃 패드를 누르고 나오는데도 복도와 엘리베이터 앞은 이미 짐을 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 순간 밀려오는 피로감에 하품이 나왔다. 분명 1박 2일 동안 멋진 뷰를 보며 푹 쉬다 오자고 계획했던 커플 호캉스였는데, 기억에 남는 건 체크인 대기 줄과 수영장의 타이머,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순간들뿐인 것 같다. 서울 근교의 한적한 펜션을 갔더라면 차라리 더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운전하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음 기념일에는 굳이 화려한 이름의 브랜드 호텔을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파란색과 금색 인테리어, 정말 독특하네요. 저도 그런 스타일의 호텔은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