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예식장들이 다 사라지니 결국 광주까지 나가게 됐다

동네 예식장들이 다 사라지니 결국 광주까지 나가게 됐다

예식장이 사라진 동네의 풍경

완도에 살면서 결혼이나 큰 행사를 치르는 게 이렇게까지 번거로운 일이었나 싶다. 동네에 하나둘씩 있던 예식장들이 민간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문을 닫기 시작한 지가 벌써 7~8년쯤 된 것 같다. 인구소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의 일처럼 들었는데, 막상 내 주변 친척들이나 지인들의 행사를 치러야 할 때가 되니 이게 피부로 확 와닿는다. 결국 가까운 곳에서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다들 광주 쪽으로 원정을 나가는 상황이다. 사실 처음엔 그냥 근처 어디 적당한 식당을 빌리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알아보니 이게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스몰웨딩을 고민하다 겪은 현실

요즘은 칠순 잔치든 둘째 돌잔치든 거창하게 하기보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이는 걸 선호하는 추세라 스몰웨딩이나 소규모 돌잔치 장소를 열심히 찾아봤다. 그런데 막상 장소를 섭외하려고 전화를 돌려보면 수용 인원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 4월이나 5월쯤 날 좋은 날을 잡고 싶은데, 예식장 대관료는 둘째치고 장소마다 요구하는 최소 보증 인원이나 뷔페 식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대략 1인당 5만 원에서 8만 원 사이를 오가는데, 그냥 밥 한 끼 먹는 자리치고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광주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문제다. 차로 한 시간 넘게 달려가야 하는데, 어르신들 모시고 가는 길은 항상 마음이 쓰인다.

대형 뷔페와 호텔 프로모션의 딜레마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보면 풀무원푸드앤컬처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호텔 뷔페나 전망대 같은 장소가 눈에 띈다. 확실히 시설은 깔끔하고 기업 세미나나 비즈니스 미팅 위주로 돌아가는 곳이라 서비스가 안정적이긴 하다. 최대 6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간들이 꽤 보이는데, 평일 낮에는 그나마 예약이 수월해도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서 3개월 전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이런 곳은 너무 ‘행사장’ 느낌이 강해서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이는 분위기를 내기엔 조금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가격대도 호텔 수준이라 예산 안에서 해결하려는 입장에서는 가성비를 계속 따지게 된다.

직접 발품 파는 일의 피로감

결국 웨딩박람회 같은 곳을 기웃거리게 되는데, 거기 가서 상담을 받아봐도 장소 대여는 결국 직접 발품을 파는 게 최선이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스드메나 예복 같은 건 패키지로 묶여있어서 편한데, 정작 사람들을 모아놓고 밥 먹을 장소를 정하는 게 제일 큰 숙제다. 최근에는 광주나 용인 쪽까지 범위를 넓혀서 알아보는 중인데, 이게 주말마다 차 타고 돌아다니느라 진이 다 빠진다. 어떤 날은 그냥 다 포기하고 집 근처 괜찮은 한정식집을 빌려볼까 싶기도 하다가, 손님들 주차 문제 생각하면 다시 광주 쪽 뷔페를 검색하게 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고민

어쩌다 보니 행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장소 고르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사실 딱 마음에 드는 곳은 이미 예약이 마감되었거나, 우리 예산보다 훌쩍 비싸서 포기하는 게 빠르다. 적당한 곳을 찾았다 싶으면 이번엔 교통편이 마음에 걸리고, 여러모로 완벽한 장소라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적당히 타협해서 예약하고 나면 마음이 좀 편해지려나. 어차피 나중에는 음식이 맛있었는지 정도만 기억에 남을 텐데, 이렇게까지 고민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번 주말에도 또 광주 쪽으로 나가봐야 하는데 벌써부터 좀 피곤하다.

댓글 3
  • 광주까지 가는 시간 생각하면, 한정식집 빌려서 간단하게 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 칠순 잔치 준비하면서 스몰 웨딩 장소 찾기가 정말 힘들던데, 밥 한 끼 자리인데 그렇게 비싼 가격이 붙다니;

  • 광주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스트레스 잘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