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러운 목포행과 숙소 찾기
지난달에 급하게 목포로 내려갈 일이 생겼다. 원래는 당일치기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2박 3일 정도는 있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았다. 급하게 어디서 잘지 고민하다가 유달산 근처의 숙소를 찾았는데,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펜션부터 모텔까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더 헷갈렸다. 처음에는 검색창에 목포독채펜션을 검색해봤는데,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당황했다. 결국 적당히 평점 무난해 보이는 곳으로 결정했는데, 이게 시작이었다.
낡은 모텔의 장기투숙 체감
결국 고른 곳은 시설이 조금 오래된 모텔이었다. 하루 숙박비가 5만 원 정도였는데, 며칠 머물기로 하고 주인분께 말씀을 드렸더니 며칠 더 있으면 조금 깎아주신다고 했다. 사실 쾌적한 펜션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복도에서 나는 특유의 향 냄새와 방음이 제대로 안 되는 구조 때문에 첫날 밤은 거의 잠을 설치다시피 했다. 옆방에서 TV 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오는데, 그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내 방에서 틀어놓은 건 줄 알고 몇 번이나 리모컨을 찾았는지 모른다. 강화하늘정원펜션처럼 아기자기한 곳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무 날것 그대로의 숙소라 처음엔 좀 당황했다.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의 줄타기
그래도 며칠 지내다 보니 익숙해지는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근처에 식당이나 편의점이 워낙 많아서 밥 사 먹기는 진짜 편했다. 목포 하면 떠오르는 덕자병어나 삼치회를 먹으러 나가기도 좋았고, 새벽에 잠 안 올 때 편의점 다녀오기도 괜찮았다. 다만 방이 너무 좁아서 짐을 펼쳐놓을 공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짐을 풀고 나니 발 디딜 틈이 없어서 좁은 통로로만 다녀야 했다. 가끔은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고생하면서 며칠을 보내나 싶기도 했는데, 막상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다시 들어오면 그 좁은 방이 또 안식처 같기도 했다.
모텔 예약할 때의 현실적인 고민
요즘은 어플로 예약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사장님과 직접 흥정하는 게 더 빠를 때가 있다. 물론 어플로 하면 쿠폰도 쓰고 후기도 볼 수 있지만, 장기 투숙의 경우엔 전화 한 통이나 직접 방문해서 며칠 머물 거라는 의사를 밝히는 게 의외로 가격 절충에는 더 도움이 된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서 고민을 좀 했는데, 결국 이 방법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결제 방식이나 예약 확인 같은 부분에서 어플보다는 확실히 아날로그적인 불안함이 남긴 했다.
며칠 지나고 나서의 생각들
2박 3일이 지나고 짐을 싸서 나오는데, 마음이 아주 홀가분하지만은 않았다. 방 안에 남아있던 내 짐들을 정리하면서 왠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번에 또 목포에 온다면 강릉사천펜션처럼 조금 더 깔끔한 곳을 찾을지, 아니면 이번처럼 그냥 아무 모텔이나 들어가서 흥정하며 지낼지 잘 모르겠다. 숙소라는 게 잠만 자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며칠 머물다 보니 그 짧은 시간 동안 그 공간이 주는 피로감이나 편리함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냥 짐 들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왠지 다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남겨두고 온 기분이라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강릉사천펜션처럼 깔끔한 곳을 찾을지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춰 빠르게 결정하는 게 여행의 재미일 때도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