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랑 오션뷰 숙소 예약하다가 포기할 뻔한 사연
아이들 데리고 어디라도 좀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숙박 앱을 켰다. 사실 예전에는 그냥 아무 데나 저렴한 곳 잡아서 자고 오면 그만이었는데, 애들이 커가니까 이제는 숙소 조건 따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기왕 나가는 거 뻥 뚫린 바다나 좀 보자 싶어서 ‘오션뷰’ 딱 하나만 보고 검색을 시작했다. 근데 숙박 어플마다 가격이 왜 이렇게 다 다른지 모르겠다. 한 군데만 보고 예약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결국 30만 원 초반대였던 곳을 다른 사이트에서 20만 원 중반대로 찾았는데, 이게 정말 잘한 건지 아니면 더 싼 데가 있었을지 계속 찝찝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예약 버튼 누르기 전까지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 속에서 느낀 숙박의 무게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는데, 사진에서 봤던 그 느낌이 안 나서 잠시 멍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분명히 예뻤는데, 방 한가운데 놓인 아이들 짐 가방이랑 널브러진 기저귀 가방이 너무 현실적이라 그런가. 분명 힐링하러 왔는데 짐 정리하고 애들 씻기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1박 2일은 참 짧다. 보통 호텔 예약할 때 상세 페이지 보면 2박은 해야 제대로 즐길 것 같다는 후기들이 많은데, 왜 그런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입실해서 짐 풀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다시 퇴실 준비해야 하는 기분이다.
숙소 내부 시설과 아이들 컨디션 사이의 묘한 간극
숙소 고를 때 유아풀이 따로 있다고 해서 거길 선택했는데, 막상 가보니 물 온도가 생각보다 낮아서 아이가 들어가자마자 입술이 파래졌다. 분명 홈페이지에는 온수풀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 애가 유난히 추위를 타는 건지 아니면 시설 관리가 조금 아쉬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예전에 TV에서 연예인들이 갯벌 체험하면서 즐거워하는 거 보고 우리도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준비물 챙기고 애들 텐션 맞추다 보면 그런 예능 프로그램 같은 분위기는 나기 참 어렵다. 결국 수영장에는 30분도 못 있고 방으로 다시 들어와서 텔레비전이나 틀어줬다. 이것도 나름의 휴식이라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어쩐지 헛헛한 건 어쩔 수 없다.
퇴실 준비하며 드는 알 수 없는 허무함
다음 날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여전히 파랗고 예쁜데 우리는 체크아웃 시간 늦지 않게 애들 옷 입히느라 전쟁이다. 어제 분명히 밤늦게까지 수다 떨고 맥주도 한잔하고 여유롭게 보내자 다짐했건만, 결국 아침 9시부터 짐 싸고 엉망이 된 방을 보면서 한숨만 푹 쉬었다. 호텔 복도에서 마주친 다른 가족들도 다들 우리처럼 지친 표정이라 괜히 동질감이 느껴졌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잠만 자다 오자고 남편이랑 이야기했지만, 막상 또 짐을 챙길 때가 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어차피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한 휴식이라는 게 가능하긴 한 걸까.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거는데 어제보다 피로가 더 쌓인 것 같은 이 기분은 대체 뭔지 모르겠다.
바다 보면서 멍 때리는 건 정말 좋았는데, 아이들 짐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못 느꼈네요.
사진에서 봤던 느낌이랑 다르게 짐 때문에 정신 없어서 힐링하기가 힘들었네요. 아이들 짐 정리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서요.
바다 보면서 멍 때리는 건 좋았는데, 아이들 때문에 짐 싸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유아풀 온도가 낮아서 아이가 금방 추워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네요.
바다 사진 보니, 짐 싸는 것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게 안타깝네요.